반출생주의 7

반출생주의의 coat of arms를 생성해보았다

발이 묶인 황새는 더 이상 아기를 전달할 수 없음을 상징하고 뱀은 지혜를 의미한다. 불꺼진 횃대에 계속되는 연기는 출생이 더 이상 없어더라도 지금 현상황의 여파(연기)로 안전하게 종말할 수 있음을 상징하고, 그 시간을 언젠가는 끝날 모래시계로 상징화했다. Non Nasci Optimum은 "태어나지 않는 것이 최적이다"라는 라틴어 경구

반출생주의 2025.04.29

물속에 쳐박아도 익사 전까진 행복할 거란 망상

누군가를 태어나게 하는 것은 마치 아기를 물속에 쳐박는 것과 같다. 아기를 물속에 쳐박으면 시간이 지난 후 익사한다. 그 시간은 정해져있지 않지만 일정한 분포를 가질 것이다. 그러나 익사하는 것은 확정적이다. 태어나게 하는 것도 시간이 지난 후 죽음을 초래한다. 그 시간은 정해져있지 않지만 일정한 분포를 가질 것이다. 그러나 죽는 것은 확정적이다. 아기를 물속에 쳐박으면 아기 입장에서 좋은 점들이 있다. 우선 수상생물들과 산호의 다채로운 모습을 눈으로 직관할 수 있고, 고통이 지속되다 보면 상쇄하기 위해 도파민이 분비되기에 행복해진다. 만약 위 문단이 개소리라는 생각이 든다면 출생의 근거로 들이대는 "일단 태어나면 그 생명은 행복할 것이다" 역시 개소리라는 것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반대로 말하자면 출생..

반출생주의 2024.04.01

반출생주의 핸드북

내가 번역에 참여한 반출생주의 핸드북이 인터넷에 공개되었다. https://antinatalisthandbook.org/languages/korean Korean — An Antinatalist Handbook 대체로 이 변명은 출생 당하는 당사자의 입장에서 제시되는 것이 아닙니다. 대개 이러한 변명을 제시하는 사람들은 출산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 중 어떤 것이 더 큰지 확실히 알지 못합니 antinatalisthandbook.org Lawrence Anton 이 쓴 영어 원본을 내가 번역하고 디씨인사이드 반출생주의 갤러리 유저가 proof-reading했다. 모두 자원봉사로 참여하였다. 내가 참여한 번역 프로젝트 중에서 가장 의미있는 것이다. 무척 뿌듯하다.

반출생주의 2024.01.26

출생에 관한 비유들

반출생주의에서는 비유를 사용한다. 이번 글은 그러한 비유들을 모아두는 것이다. 1. 하늘에서 돈뿌리는 부자의 비유 (Rivka Weinberg) Rivka Weinberg의 논문 Ultimate Meaning: We Don't Have It, We Can't Get It, and We Should Be Very, Very Sad 에서 나온 비유이다. 아무리 선의에 따른 출생이라도 궁극적으로는 정당화될 수 없음을 보인다. "어떤 부자가 선의를 베풀기 위해 빈촌 위를 경비행기로 비행하며 금괴를 뿌렸다고 하자, 그것은 선의이지만, 가장 잘 되었을 시나리오는 빈촌의 공터에 금괴가 떨어졌을 따름이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금괴를 맞고 죽거나 다치는 사람들이 있다. 또한 하늘에서 떨어지는 금괴가 애써 지은 집의 천장을..

반출생주의 2023.07.06

처음 Benatar 읽을때 쓴글

(2020년 6월에 쓴 글) David Benatar의 Better Never to Have Been을 읽고있다. 논의가 비동질성 문제(non-identity problem)에 대한 일련의 가정에 결정적으로 의존하고 있어서, (Benatar의 결론에 동의하느냐 여부와 상관없이) 근거에 대해 비판적인 접근을 하려면 비동질성 문제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그리하여 간단한 메모. // 만약 인간이 서로 구별되는 개별자라는 가정 자체가 '주체성'이 주는 환상이라면 비동질성의 문제는 애초에 발생하지 않는다. 비동질성의 문제 상황에서 비존재를 선택당하는 것은 자질이지 개별 인간이 아니다. (이건 내가 기독교도이기 때문이겠지만), 구약에서의 신을 호칭할때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신이 곧 나의 신..

반출생주의 2023.06.28

감각의 조작을 이용한 근멸종세대 문제의 해결

환각상태에서의 good trip에서는 sentientially good 이고 impersonally bad이다. 마약에 쩔어있는 상태를 모든 맥락을 무시하고 그 순간에만 한정한다면 개인에게는 행복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impersonally, 즉 이 환각상태를 경험하는 주체가 아니라 객관적/거시적으로 본다면 그것은 주체에게 불행이다. 그런데 환각상태가 impersonally bad (불행하다) 하다는 평가는 환각 밖에서만 이루어질 뿐이다. 예컨대 환각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타자가 "저사람은 불행하다"라고 평가를 하거나, 혹은 환각이 끝난 후, 마약을 한 주체가 과거를 회상하며 "불행했다"고 평가하는 것이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sentiential evaluation과 impersonal evaluati..

반출생주의 2023.05.24

멸종문제에 대한 해답으로서의 (기계)노예제

David Benatar가 Better Never Have Been에서 펼친 반출생주의 논리를 계속 곱씹으며 결국 어느정도 나 나름대로의 정리를 하고 결론을 내린 것 같다. BNHB에서 반출생주의의 가장 큰 실증적 약점으로 제시되는 것 중 하나는 '멸종 문제' 혹은 '마지막 세대의 문제'이다. 즉, 인류 전체적으로 반출생하였을 때, 인류는 멸종할 것이고, 멸종에 직면한 마지막 세대는 이전세대보다 더 큰 고통을 안고 노년과 사망을 맞이하게 된다. 나에게 있어서 '멸종 문제'에 대한 해답으로 인공지능이나 비-생물(기계)에 의한 서비스가 답이라는 것이 명확한데, 신기하게도 배너타는 이 주장을 하지 않고 도리어 자신의 주장을 꺾고 '멸종 문제'를 '출생이 정당화되는 예외적 사례'로 처리하는 선택을 한다. 카인 ..

반출생주의 2023.05.24